사무실 앞마당 자갈밭에,
때 늦은 수박 싹들이 보였습니다.
지난 여름 수박을 먹고 버린 씨가 싹을 티운 것입니다.
아스팔트 바닥에 자갈이 깔린 곳이라 얼마 크지도 못할 것이고,
늦은 때라, 수박을 맺는다 해도 익지 못하고 겨울을 맞이 할것이 분명한데...
어느새 꽃을 피웠습니다.
오늘 따라 더 애처롭게 보입니다.
"이 척박한 땅에 희망도 없는데, 넌 포기를 모르고 생명의 움직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흙이 많은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보려고 해봤지만,
이미 뿌리가 넒게 퍼져 있어 그것을 다 살려서 옮길 수 없네요.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잘 견디라는 격려와,
뿌리 근처에 양분이 있는 흙을 뿌린 후 물을 주는 것 뿐입니다.
나머지는 이 작은 수박의 몫입니다.
"잘 커서 작더라도 너의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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