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아파트에 주차장 공사때문에 주차난이 심합니다.

어제 밤 늦게 차댈 곳이 없어서 아파트 입구에 추차를 했다가 아침 일찍빈자리에 옮겨 주차를 하다가 실수로 다른 차의 범퍼를 긁어버렸습니다.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아, 어떻하지? 아무도 안봤는데 모른척 할까?'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인데, 이제 큰일 났네...'

'이 정도는 크게 흠집이 난것도 아니니까 잘 말씀드리면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요즘은 이런 사고 한번나면 핑계 김에 범퍼를 아예 갈아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제 머리속에서는 이것 저것 계산이 빠르게 돌아갔습니다.

그러다가 맘을 가라앉히고 기본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지?'

생각해보니 '돈이 많이 지출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였습니다.

'그것이 피할 일인가?'

'아니다, 내가 잘못 한것은 책임을 져야하고, 피할 수록 나의 삶은 균형이 깨어져 갈뿐이다.'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은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항상 나는 더 좋은 쪽으로 변해간다.'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니고 용기일 뿐이다.'

 

1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여러가지 맘이 오가고 맘이 정리되니 제가 뭘해야 하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집에 올라가 메모지에 글을 쓰고 차에 꽂아 두고 왔습니다.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내 인간 됨됨이가 얼마나 부족한지 말해줍니다. 저는 역시 순수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은 다행히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큰 일이 생길때도 이런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작은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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